2005.10.27
오늘은 런던에서 아웃하는 날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유로스타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오전에는 런던을 여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일단 유로스타가 출발하는 워털루 역 근처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역이 가까운 관계로 걸어갔다.
오늘은 런던에서 아웃하는 날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유로스타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오전에는 런던을 여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일단 유로스타가 출발하는 워털루 역 근처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역이 가까운 관계로 걸어갔다.
워털루 역에서 유로스타 탑승구를 확인한 뒤, 밖으로 나왔다.
아직 유로스타 탑승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주변을 여행하기로 했다.
워털루 역 근처에서 구경할만한 곳이 있었다.
전쟁박물관인데...물론 이곳도 무료다!
워털루 역에서 바로 보이는 표지판만 따라가면 나올 정도로 가까우니, 유로스타로 런던을 아웃하는 사람은 시간이 되면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입구에 박물관 관람객들이 줄이 서 있었는데...알고보니 입장 전에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었다.
특별히 걸릴만한 것도 없고, 간단하게 소지품 검사를 통과하고...
무거운 가방을 입구의 짐 보관소에 맡긴 뒤, 안으로 들어갔다.
여행책자에도 그다지 비중이 있지 않았고, 단순히 무료에다 워털루 역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전쟁박물관에 갔는데, 예상외로 좋았다.
규모도 컸고, 볼거리도 많았다.
전쟁박물관이라는 이름대로 전쟁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니그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수수께끼"라는 의미이다.
사이퍼 암호를 사용하는 변환 타자기로 1차 대전 말기부터 2차 세계 대전 이전 시기에 연구해서 완성되었고, 독일의 육,해,공군 전역에서 사용된 독일군 암호 체계의 핵심이었던 기계이다.
독일군은 이 암호기를 절대적으로 신뢰해서, U보트는 물론 군의 모든 요소요소마다 에니그마를 배치하여서 정보를 교환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교신을 주고받는 측이 매번 변경되는 작동지침서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기계를 조합하는데, 그 조합의 수는 지침서가 없이는 해독불가능한 완벽에 가까웠다고 한다.
연합군은 에니그마를 통한 암호 전문을 하루 2천통 이상 수신했지만, 해독이 불가능 했는데...
영국이 에니그마를 손에 넣어, 비밀리에 유능한 기술자와 수학자를 모아서 에니그마를 해독했다.
독일 U보트의 공격에 속수무책이던 연합군은 에니그마의 해독을 토대로 U보트의 피해로부터 벗어났고, 수백 척에 이르는 U보트를 침몰 시켰다고 한다.
어쨌든 유명한 기계이다~>.</
1,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현대전에서 사용되었던 무기들, 복장들이 연대별, 국가별로 절 구분되어 있어서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군의 복장에서 실로 어설프게 '영덕'이라는 명찰이 보였다.
아직까지도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
그리고 한국전쟁에 참여했었던 '영덕'과 같은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 묵념을 하고 다음 전시실로 향했다.
어린시절 걸프전은 참혹한 전쟁이라기 보다는 구겅꺼리에 가까웠다.
TV에서 보는 스커드 미사일의 발사장면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문구사에서 걸프전쟁 카드를 사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스커드 미사일카드를 패트리어트 미사일 카드로 막을 수 있었던 듯...)
지하전시실은 이렇게 각 시대별로 전시가 되어있고, 양쪽으로 체험관이 있다.
Trench Experience와 Blitz Experience. 2개의 체험관이 있는데...
폭격 당하는 도시의 지하대피소를 재현해 놓은 방과 전쟁하는 참호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이 있는데, 교육자료로 잘 활용되고 있었다.(학생 단체 관람객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았다)
위층으로는 전쟁과 관련된 그림작품들과 홀로코스트 전시실. 등이 있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구성면에서 상당히 충실하고 볼꺼리도 많았던 박물관이었다.
(런던의 장점 중에 하나~)
전쟁 박물관은 시내에 위치하지 않고 워털루역 근처의 외곽에 위치한 관계로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가 보았냐고 물어보면 안 가본 사람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런던에서 꼭 봐야할 박물관이라면 전쟁박물관을 꼽고 싶다.
전쟁박물관을 다 보고 나오니, 어느새 유로스타의 출발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워털루 역으로 가서, 유로스타 탑승구로 갔다.
간단하게 출국심사를 받고...
유로스타라고 해서 그렇게 좋은 기차는 아니다.(사실 오래되었고...)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걸 봐야지~
했는데...피곤했는지 바로 잠이 들었다.
사실 바다속으로 들어가봤자, 지하철처럼 벽만 보이니까...그다지 아쉽지는 않았다.
(아쿠아리움처럼 바닷속 경치를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기차가 멈췄다.
벨기에에 도착한 건가?
왠 쌩뚱맞은 릴리~ 인가?
방송이 흘러나온다. 프랑스어...
여긴 프랑스?
프랑스 릴리에 도착한 것이다.
프랑스어로만 방송해대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갈아 타라..뭐 이런 말 같은데...
생각해보니, 유로스타는 런던에서 출발해서 릴리를 분기점으로 선로가 분리되어 하나는 파리, 하나는 브뤼셀로 향한다고 했었다.
어쨌든 바로 브뤼셀로 갈 줄 았았더니, 갈아타야한다니...
뭘 타야하나?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들도 기차에 내려서는 멍하니 기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전부터 프랑스어로 계속 방송해댄다.
무슨 말이얏!!!
너무 답답하다.
차라리 영어를 들려줘.ㅠㅠ
프랑스가 싫어졌다.(사실 프랑스 갈려면 멀었지...마지막 유럽 행선지인데...)
런던에서 떠난지 얼마 안된 지금 런던이 그립다.
양쪽 플랫폼에 열차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둘 중에서 하나는 파리, 하나는 브뤼셀이다 이건가?
이렇게 추론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답답하게 보던 범석이 직원에게 가서 물었다.
(흑인이었는데, 표정이 믿음직 스럽지 않다-.-)
브뤼셀로 갈려면 어떤 열차를 타야하는지...
직원이 오른쪽 기차를 가르킨다.
범석과 함께 오른쪽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기차 옆에 Paris Nord 라고 적혀있었다.
이거 이상하다
기차에는 행선지에 적혀있는게 기본 아닌가?
그렇다면 이건 파리로 가는 기차다.
왠지 표정부터 못 믿음직스러웠어.(직원을 못 믿는 나-.-)
범석에게 왼쪽 열차를 타야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왼쪽 열차에는 브뤼셀 Midi 역이라고 쓰여있다)
나의 [안내판이 절대적으로 옳다]이론에 설득당한 범석과 함께 왼쪽 열차로 향하는데...
갑자기 아까 그 직원이 브뤼셀은 오른쪽 열차라고 한번 더 말한다.
(어이~ Paris Lord 역이라고 쓰여있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나의 설득도 통하지 않았다.
범석에게 이끌려서 오른쪽 열차를 탔다.
물론 난 열차를 타고, 출발한 이후 계속 투덜 거렸다.
"우린 그 직원에게 속은거야. 왠지 파리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사실 그도 그럴것이 릴리에서 브뤼셀은 지도상으로도 가까운데...
30분여가 넘게 지나도 멈출 기미가 안 보였다.
"정말 파리 가는건가? 내 계획상으로는 파리 아웃이 제대로인데..이거 꼬였어"
파리에 만일 도착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부터 시작해서 어떤 루트로 돌아야하나 일정을 수정하고 있는데...
방송이 나온다.
브뤼셀~미디~
"브뤼셀이다!!!"
직원 만세!
우릴 안내해준 직원을 욕하던 나는 바로 돌변했다.
그 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보는 범석과 함께 기차에서 내렸다.
이제부터 벨기에 여행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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